이번 리서치 과제 중 ‘제주도 제주시’에 위치한 사회적 경제 조직 10곳을 조사한 조서현 연구보조원입니다.
모든 조직이 기억에 남지만 리서치 과제를 통해 알아본 사회적 경제 조직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조직은 그중 마을기업인 ‘함께하는 그날’입니다.
우리 사업과의 연계성을 기준으로 생각해본다면 ㈜꿈틀이나 ㈜파란공장이 더 잘 맞는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함께하는 그날 협동조합’입니다.
비록 인터뷰 및 조사 과정에서 거절당해 당혹스럽고 속상한 마음을 억누르며 조사에 임했지만, (물론 이 조직뿐만 아니라 메일, SNS 등 다양한 방법으로 문의를 했지만 25곳 중 22곳으로부터 거절당했습니다..)
관심 있는 분야의 일을 하는 조직이었기에 기억에 남습니다.
함께하는 그날 협동조합이 설립된 계기는 ‘2016년 깔창 생리대 사건’에서 비롯하여 탄생한 조직으로,
취약계층 소녀들을 구제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사건을 당시 뉴스로 접했을 때의 충격이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설립 계기와 활동 연혁을 살펴보니 그 아이들을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시작했다는 점과
설립 이후 그 목적에 부합한 활동을 쉼 없이 해왔다는 점 등 동경심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까맣게 잊고 있던 사건에 의한 협동조합이 있다는 사실에 반가우면서도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 일을 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나는 어떤 사회적 기여를 하고자 하는지, 어떤 이유에서 나는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지역 재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지금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그 일이 내가 하는 일인지 등과 같은 고민이었습니다.
적어도 사회적 경제를 공부하고 싶은 학생이고 진로로 꿈꾼다면
제가 책임지고 기여하고 싶은 사회적 의미나 목적이 어느 방향인지, 어떤 것인지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함께하는 그날 협동조합은 나의 첫 단추는 어디인가에 대한 물음표를 던져준 조직이 되었습니다.
이후 저는 더욱 심해지는 수도권과 지역 간의 격차를 지역 청년으로서 책임지고 싶다는 생각에 도달하였고,
사람이 떠난 지역을 다시 온기로 채우는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일인 콘텐츠 개발 사업으로 사람이 떠난 외로운 공간을 채우고 싶은 것입니다.
다시 함께하는 그날 협동조합 이야기를 하면, 함께하는 그날 협동조합은 설립 이후 꾸준히 매출액을 증대시키고 있습니다.
부지런히 진행한 SNS 등의 홍보 효과였습니다.
또한 취지가 현재 사회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잘 맞아떨어지며,
자원봉사자 모집과 취약계층, 경력 단절 여성, 고령 은퇴자의 고용 창출 등
지역사회 기여도도 높아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사업단 내에서 아이디어를 고민할 때 항상 ‘지역’이라는 것에 매여
다양한 사회 문제나 아이디어 구상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리서치 과제를 통해서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하여
쓸모있는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처음 제주 지역을 선택한 것은 단순히 ‘왜 제주 지역에 사회적 경제 조직을 설립했을까?’, ‘그 목적이 무엇일까?’
하는 물음에서 시작한 것입니다.
관광을 제외한 어떤 사업을 하더라도 육지에서 하는 게 접근성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알아본 기업 중 몇 곳은 제주 지역이 아니어도 설립할 수 있었고,
오히려 유통이나 판로를 찾기에 편의성이 높았을 것으로 판단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대체로 지역에 얽매여 아이디어를 도출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주가 고향인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대학, 직장 등 다양한 이유로 지역을 떠나 생활하던 중 제주도의 특별함과 소중함을 깨닫고 다시 돌아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그곳에서 터를 잡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했습니다.
제가 의도하는 일이 선한 의도를 가지고 활용된다면 지역에 상관없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배움을 얻었습니다.
‘나는 꼭 이 사회에 큰 도움이 되어야 해!’라는 다짐이 없어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제주도가 관광 산업 지원이 높기 때문에 관련 산업을 진행하기에 유리하다는 점은 충분히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조건을 생각한 것은 역시 ‘공정 여행’이나 ‘환경 보존’과 같은 선한 의도와 의식에서 출발하여
제주를 선정한 것으로 보이며, 함께하는 그날 협동조합은 선한 사회적 목적을 위한 진심이 모여 성공한 조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칠전팔기 정신으로 도전한 이번 과제는 다양한 배움을 얻을 수 있는 리서치 활동이었습니다.
조서현 연구보조원